피도 눈물도 없는 킬러와 가난한 무명배우의 뒤바뀐 운명
인정사정없는 프로 킬러 형욱(유해진)은 임무 완료 후 몸을 깨끗이 하기 위해 목욕탕으로 향하게 됩니다. 탕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비누를 밟고 미끄러져 바닥에 머리를 부딪히고 기절하게 됩니다. 무명배우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재성(이준)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들른 목욕탕에서 우연히 형욱을 만나게 됩니다. 재성은 형욱의 양복과 시계를 보고 그가 돈이 많은 사람이라는 걸 알고 눈여겨보고 있던 찰나에 형욱의 사고를 보게 됩니다. 형욱의 락커 열쇠가 재성의 발밑에 떨어지자 자신의 열쇠와 바꾼 후 형욱의 옷과 시계, 지갑을 입고 목욕탕을 나오게 됩니다. 미끄러진 충격으로 형욱은 기억을 잃게 되고, 자신이 재성인 줄 알게 됩니다. 자신을 구해준 구급 대원 리나(조윤희)의 도움으로 재성의 집으로 왔지만 무명배우 재성의 형편은 전 재산이 2,000원일 정도로 좋지 않았습니다. 형욱의 사정을 알게 된 리나는 형욱의 병원비를 받기 위해 리나 엄마의 김밥가게에 취직시켜 줍니다. 처음엔 어리바리하던 형욱은 자신이 칼질을 능숙하게 잘하는 것을 알게 되고, 묘기에 가까운 현란한 칼 솜씨를 보이게 됩니다. 형욱을 보기 위해 온 사람들로 인해 김밥가게는 북새통을 이루게 됩니다. 한편 재성은 자신의 옥탑방과 차원이 다른 형욱의 펜트하우스에서 먹고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즐거웠던 순간도 잠시,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워진 재성은 형욱의 집 곳곳을 뒤져보다 비밀의 방을 찾게 됩니다. 방안에는 위조 신분증, 수많은 제복들, 카메라, 각종 연장을 보고 형욱이 경찰이라고 착각하게 됩니다. 재성은 CCTV를 보다 아랫집에 사는 은주(임지연)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알고 보니 은주는 대기업 회장의 비서로 기업의 비리가 담긴 USB를 가지고 잠적한 제보자였고, 이로 인해 쫓기는 상황이었습니다. 은주에게 호기심이 생긴 재성은 우연을 가장한 만남으로 은주와 가까워지게 됩니다.
기억이 돌아온 킬러, 형욱의 마지막 의뢰
그러던 어느 날 형욱의 전화로 의문의 전화가 걸려오고, 킬러인 형욱이 은주를 노리고 있는 걸 알고 함께 도망치려 합니다. 한편, 형욱은 재성의 집에서 달력을 보고 본인이 무명배우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재성의 스케줄에 맞춰 엑스트라로 연기를 하게 됩니다. 재성의 아버지 이발관에 간 형욱은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기도드리는 것을 보고 연기자로 성공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의외로 연기에 소질을 보이던 형욱은 우연한 기회로 단역에서 조연까지 올라가며 큰 인기를 얻게 됩니다. 리나네 가족과 행복한 휴가를 보내고 오던 형욱은 라디오에서 들려오던 노래를 듣고 기억이 돌아오게 됩니다. 사실 형욱은 킬러가 아니었다. 살인 의뢰를 받은 대상자를 구해주고, 임무에 성공한 것처럼 꾸미고 신분세탁 후 먼 곳으로 피신할 수 있게 도와주는 착한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은주 역시 대기업 간부들의 의뢰를 받은 형욱이 도와주려 했지만 그가 기억을 잃게 되면서 모든 일이 꼬이게 된 것입니다. 사실을 알게 된 형욱이 은주를 구해주려 하지만 재성까지 노출되며 일이 복잡하게 꼬이게 됩니다. 형욱은 하는 수없이 셋 다 죽은 것으로 연기해 청부 의뢰한 대기업 간부들을 속이기로 합니다. 계획대로 순조롭게 연기가 진행되던 순간 리나가 나타나게 됩니다. 리나는 형욱이 사람을 해치는 걸로 착각하고 소리를 지르고, 이에 당황한 형욱은 나중에 설명하겠다고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리나는 계속 따져 물으며 실랑이가 계속됩니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게 되자 억지로 계획을 실행하게 됩니다. 컨테이너 박스가 천장에서 떨어지며 형욱과 재성이 죽은 걸로 알게 된 대기업 사람들은 의뢰비가 줄었다고 웃으면서 돌아갑니다. 드디어 재성과 은주는 자유의 몸이 됐고, 형욱과 리나는 오해를 풀고 촬영장으로 향하게 됩니다. 남은 추가촬영을 찍던 중 형욱은 리나에게 고백을 하게 됩니다. 과거의 기억은 모두 잊고 리나 곁에 있어도 되겠냐 묻는 형욱에게 리나는 고개를 끄떡이며 고백을 받아들입니다. 이후 형욱은 킬러활동을 모두 정리하고, 리나의 가족과 함께 지내며 계속해서 배우 활동을 하게 됩니다. 촬영장에서 신인배우로 나타난 재성과 재회하게 되고, 둘이 액션신을 찍으면서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유해진의 연기력이 돋보였던 영화 <럭키> 감상평
요즘 예능에서 웃음을 많이 주고, 영화에서는 주로 조연을 했던 유해진이 주연이 맡은 영화라는 사실에 관심이 갔던 영화였습니다. 조연으로서도 충분히 연기 실력을 뽐냈던 배우이기에,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럭키>에서도 탄탄 연기내공을 보이며 '역시 유해진!'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합니다. 이 영화는 <열쇠 도둑의 방법>이라는 일본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고, 한국 관객을 취향에 맞게 각색됐다고 합니다. 넘어져서 기억을 잃었다는 설정은 다소 어설프긴 했지만, 그로 인해 연결되는 스토리는 참신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영화 초반에 검정 우비를 입고 나와 무서운 눈빛으로 의뢰를 진행하는 형욱의 모습은 누가 봐도 인정사정없는 잔인한 킬러였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피해자들을 도와주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킬러라는 반전은 정말 신선한 포인트였습니다. 기억을 잃은 킬러가 개과천선해 봤자 나쁜 사람인건 변치 않는다 생각했었지만, 사실을 알게 되면서 형욱이라는 캐릭터에 애정이 강해지고 그를 더욱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기억을 잃었지만, 형욱은 전 재산 2,000원인 무명배우라는 암울한 현실에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 일을 꿋꿋하고 성실하게 해내가는 모습을 보고 저런 사람이면 어떤 일이던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이 들며 지난날을 반성해 보게 되었습니다. 형욱의 펜트하우스를 보면 그가 엄청난 재력가인걸 알 수 있습니다. 그것 또한 그가 킬러인 자신의 본업을 얼마나 성실해 해 왔는지 판단할 수 있는 요소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런 열정을 가지고 살아온 그이기에 킬러이던 배우던 김밥집 아르바이트생이던 어떤 직업을 선택해도 성공했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소 무거운 킬러라는 소재이지만, 웃으며 볼 수 있는 가벼운 스토리로로 편하게 볼 수 있어 더욱 좋았던 영화였습니다.